게를 사러 노량진 수산시장을 다녀왔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20년전에 대학 친구들이랑 온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에는 친구들이 군대가기 전 몸 보신을 시켜주려고 여기서 물고기를 고르고 회 요리를 요청했었다.
그 후 얼마되지 않아 뉴스가 나왔었는데 내용은 이러했었다.
"주문을 넣은 물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냉동 보관을 했거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죽기 직전의 물고기로 바꾸어서 요리를 합니다. 주문했던 신선한 물고기는 다시 전시합니다."
이런 일이 있었던 이후 노량진 수산시장이 타격을 입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때 당시 내가 주문한 물고기가 회로 나왔었는지 아니면 다른 물고기가 나왔었는지 잘 모르지만 여튼 그 때는 잘 먹었다.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 뭔가 더 깔끔해진 느낌었다.
간판도 잘 정리되어 있었다. 다만 호객행위를 하는 것은 비슷했다. 앞을 지나가는데 몇걸음 지나가면 호객행위하는 상인들이 항상 있었다. 워낙 경쟁업체도 많다보니 이렇게라도 영업을 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았다.
대게를 고르고 손질 후 찜기에 올려 놓기 위해 방문했다. 시간은 약 30~4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찌기 위해 기다리는 중에 맞은편 상점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지나쳤지만 이때는 어항에 갖혀있는 물고기 친구들이 참 불쌍했다. 게들 중 의욕을 잃고 가만히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물고기 중에도 의욕을 잃고 그냥 가만히 있는 친구들도 있었다. 일부 친구들 중에는 배를 내놓고 떠오르기 직전인 친구들도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내가 먹어야 하는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매일 일을 하면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데 직접 물고기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팠다. 그렇다고 안 먹고 살수도 없으니 말이다.
내가 살려면 다른 동물 친구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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