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로 여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기간은 약 2주였고 빅아일랜드(Big island), 오아후(Oahu)섬이었다. 서로 체류하는 시간은 비슷했다.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최대한 해보겠지만 일단 가장 근본적인 "시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1. "어이 3월에 떠나는거 괜찮겠나? 거기 우기야"
대표님께 여행 허락을 받기 위해 이야기를 하다가 당연히 여행 장소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요즘 세대들은 '이거 개인 사생활인데 왜 불편하게 물어보세요?'라고 한다던데 나는 그런 세대는 아닌 것 같다. 대표님이 원하면 정확히 알려주는 스타일이라서 장소를 이야기했다.
"하와이 갑니다. 빅아일랜드, 오아후 가려구요."
"근데, 거기 3월이면 우기인데 괜찮겠어? 비만 보고 올거 같은데?"
"심심하면 그냥 한국 돌아올게요."
이런 대화가 이어졌다.
그렇다. 실제 구글에 검색을 하면 당당하게 하와이 우기 시즌이 나온다. 대표님이 자주 미국에 왔다갔다 하시고 하와이는 1
년에 2번 정도 가셨던 적이 있으셔서 정확한 정보를 주신 것은 맞았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가서 비만 보고 살았는가?
장소에 따라 비가 내리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일단 내 느낌은 이렇다. 빅아일랜드를 코나(서쪽)에서 시작해서 사우스포인트(남쪽)을 들러서 힐로(동쪽)까지 이동했었다.
그런데 파란색으로 표시한 E처럼 어느 시점을 지나면 비가 엄청 쏟아지기 시작했다. 반대로 서쪽에 있을 때는 붉은색과 같이 비가 잘 내리지 않았다. 물론 소나기는 내리긴 했다. 그렇지만 관광이 불가능할 정도로 비가 장시간 내리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결론은 서쪽 지역에 머문다면 "맑음, 흐림, 소나기"정도 기대할 수 있다. 즉, 자연 탐방이 가능한 날씨를 누릴 수 있다. 그렇지만 동쪽 지역에 머문다면 "Rest in peace"를 외칠 수 밖에 없다. 실제 비가 정말 장대비같이 쏟아지는 것이 일상적이었고 야외에서 볼 수 있는 활동은 거의 포기했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Resort시설은 당연히 서쪽에 자리잡을 수 밖에 없고 그 곳에서만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우기"라고 너무 겁 먹을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경험한 3월 한정이다.
2. "거기 겨울이라 행사가 거의 없을텐데?"
대표님은 우기 정도로만 이야기했었지만 주변인들은 이런 걱정을 했다.
"거기 겨울이라서 별 행사가 없을거야. 가서 그냥 쉬다가 올거 같은데? 괜찮겠냐?"
근데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다. 예를 들어 이렇다.
내가 묵었던 호텔인 "하얏트 센트릭 와이키키 비티"이다. 이 곳 엘리베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포스터인데 3월초부터 행사가 빡빡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니 3월말 행사도 걸려 있었다. 결론은 퍼레이드라든지 길거리에서 볼만한 행사는 있다는 점이다.
내가 온 날이 3월달인데 우기의 마지막이고 봄이 오는 시즌에 딱 맞닿아 있었던 것 같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행사도 많아지는 것 같고 호텔 숙박비도 덩달아 올라가는 시점인 것 같았다. 결론은 볼거리가 없을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3. "면세점에서 돈 쓰지 말고 차라리 ROSS에 가서 물건을 좀 사자"
선그라스가 있긴 한데 상당히 오래된 것이기도 했고 볼품도 없었다. 미국에 살았던 경험을 비춰보았을 때 눈 건강을 신경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선그라스가 필요해서 면세점에서 30만원어치를 긁었다.
그런데 공항에 내리고 나서 몇가지 아차했던 생각이 들었다. 내 머릿속에 "ROSS"를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코나 공항에서 내려도 15분에서 30분이면 ROSS에 들를 수 있다. ROSS가면 쓸만한 선그라스라든지 옷은 살 수 있다. 굳이 면세점에서 요란하게 쇼핑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 점을 생각하지 못하고 코나 공항에 내렸던 것이 첫번째 실수였다.
만약 코나 공항을 가지 않고 바로 호텔로 갔다면 ROSS뿐만 아니라 Nordstrom Rack을 근처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 백화점에서 안팔린 물건이 Nordstrom Rack으로 내려온다. 상당히 싼 가격에 좋은 물건을 건질 수 있다. 첫 일정을 오아후에 잡았다면 바로 Ross아니면 Nordstrom Rack가서 옷을 사거나 선그라스를 사면 된다. 필요한 옷이나 가방은 여기서 웬만한 것은 건질 수 있다. 미국에 있을 때, TJ Max나 Best buy를 자주 다니다보니 Ross를 생각하지 못했다. 굳이 많이 쓸 필요 없었던 선그라스 비용에 무료 30만원을 태워버리는 불상사를 경험했다.
다시 하와이에 간다면 필요한 물건은 면세점이 아닌 하와이 쇼핑센터를 이용할 것 같다. 물론 오아후섬에 프리미엄 아웃렛이 있는데 와이키키 해변 호텔에서부터 차로 30분정도 가야하는 거리다보니 자동차 렌트를 하지 않으면 가기 좀 귀찮은 거리가 될 수 있다. 일단 필요한 것은 주변에서 바로 구매하는 것이 편하니 이렇게 선택할 것 같다.
4. "몸에 안 맞는 음식을 먹고 배탈 안날 자신이 있나?"
사실 이게 제일 고민이었다. 미국에 있었을 때에도 나에게 큰 고민과 걱정거리를 남겨 두었던 것은 바로 물, 음식이었다. 회사를 다녔던 시절, 미국에서 공부, 일을 했던 시절. 항상 나를 따라다녔던 것은 음식과 물 문제였다. 오죽했으면 출장을 가면 햇반, 김, 고추장은 항상 들고다녔다. 미국에선 생활을 미국에서 한 것이지 음식은 내가 한식으로 해먹었다.
하와이는 가면 내가 해먹을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외에 갔는데 음식을 안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출장을 다닐 때 습관대로 당연히 햇반, 김, 고추장은 챙겨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퓨리톤"을 챙겨갔다.
굳이 다시 설명하기 귀찮으니 아래 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https://blog.naver.com/lifexperiment/223233757001
결론적으로 퓨리톤 덕분에 큰 배탈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몸에 맞지 않은 음식이 대량으로 들어오면 소화불량이 일어나고 급기아 몸져 누워버리게 되는 체질인데 이런 일은 겪지 않았다. 퓨리톤을 먹으면서 느낀 건데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는 있었던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이가 좀 많이 아파서 퓨리톤을 물고 지내는 것을 며칠 지속을 하면 염증이 계속 커지는 것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약2주간을 매일 새벽6시에 일어나서 밤11시에 호텔, 에어비앤비숙소에 들어오는 강행군을 했었다. 당연히 한국에 돌아왔을 때 몸 상태는 떠날 때보다 안 좋긴 했다. 병을 얻고 온다든지 이가 빠져서 왔다든지 응급실에 실려갔다든지 교통사고에 휘말렸다는지 등 큰 일은 발생하지 않고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일단 전반적은 하와이에 대한 설은 마무리하고 차근차근 있었던 일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재밌는 일도 있었고 마음 아픈 일도 있었고 여러 일이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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